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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전쟁 [신간]

2025-08-08 HaiPress

러시아 미사일에 숨진 소설가의 전쟁 일기

빅토리아 아멜리나 지음/ 이수민 옮김/ 파초/ 2만원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숨진 우크라이나 작가의 유작 에세이. 책은 전쟁의 참혹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극한의 환경에서 일상을 되찾기 위한 우크라이나 여성의 저항 의식도 담겨 있다.

저자 빅토리아 아멜리나는 조지프 콘래드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이자 시인이다. 그러나 2022년 러시아가 전면전을 일으키자 전쟁범죄 조사원이 되기로 결심한다. 피해자와 영웅뿐 아니라 살인자 이름도 기억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출발점이다. 민간인을 상대로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는 살인자를 법정에 세우겠다는 의지를 굳게 다진다.

이후 비정부기구 트루스하운드에서 전쟁범죄 조사를 위한 훈련을 받은 뒤 생존자 이야기를 듣고,익숙하게 쓰던 소설 대신 전쟁범죄 조사 보고서를 작성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저자는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다. 소설보다 극적인 현실을 기록할 방법을 모색하다 전쟁 일기를 쓰기로 마음먹는다.

특히 전쟁에 저항하는 수많은 여성을 조명한다. 저명한 인권변호사였지만 군에 자원입대해 드론 조종사가 된 예우헤니아 자크레우스카,2014년 크림반도 침공 당시 러시아군에 납치돼 고문당했지만 2022년 60세 나이로 의무부대에 입대한 이리나 도우한 등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우크라이나 여성 이야기는 포탄이 떨어지는 전쟁터에서도 인간이란 원래 어떤 존재이며,어떤 존재로 남아야 하는지 보여준다.

당초 저자는 2023년 가을에 책을 완성된 형태로 펴낼 계획이었다. 그러나 책은 미완성된 상태로 공개됐다. 안타깝게도 저자가 사망했기 때문이다. 2023년 6월,우크라이나 크라마토르스크에서 작가들이 머물던 식당에 러시아 미사일이 떨어진다. 그로부터 나흘 뒤 저자는 37세 나이로 숨을 거둔다. 이후 저자의 남편과 동료 작가들이 원고를 최종 정리해 책을 펴낸다. 그들은 “특정 부분에 미완으로 남겨진 텍스트는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우리가 느꼈고 다시는 채워지지 않을 공허함에 대한 증언”이라고 강조했다.

작가의 죽음으로 끝맺지 못한 글은 전쟁의 잔혹함에 대한 직접적인 증언인 동시에 죽음을 불사한 우크라이나 여성의 저항에 대한 기록이다.

[문지민 기자 moon.ji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22호 (2025.08.13~08.1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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