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1 HaiPress
통계청 '5월 고용동향' 발표
취업자수 24만5000명 증가
13개월만에 최대폭 늘었지만
청년층 취업자는 15만명 줄어
제조업 11개월연속 뒷걸음
내수침체에 고용의 질 악화
경기 둔화 속에서도 고용지표가 또 한 번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취업자는 13개월 만에 20만명 넘게 늘었고,15~64세 고용률도 통계가 작성된 이래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호조'와 달리 60세 이상 취업자가 700만명을 넘어섰고,제조·건설업 등 경기 민감 업종은 여전히 부진해 고용시장 착시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916만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4만5000명 늘었다. 지난해 4월(26만1000명) 이후 13개월 만에 20만명대를 넘은 동시에 증가 폭도 가장 컸다.
긍정적인 지표는 더 있다. 지난달 15~64세 고용률은 70.5%로,1989년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70%를 넘은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두 번째다. 전체 고용률(63.8%)과 경제활동참가율(65.6%)도 5월 기준 역대 최고치였다. 지표상 고용시장은 올해 들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가 감소한 뒤 올해 1월부터는 4개월 연속 10만명대 증가세를 이어가며 고용률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겉보기와 달리 체감경기는 여전히 침체돼 있다는 점이다.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은 -0.2%로 1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으며,제조·투자·소비지표도 들쭉날쭉한 흐름을 보이다 지난 4월에는 '트리플 감소'를 나타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0%대로 하향 조정하며 경기 전망 역시 어둡게 보고 있다.
겉으로는 고용지표가 빠르게 개선되는 듯하지만,증가의 실체는 '고령층 중심의 양적 팽창'에 가깝다. 5월 60세 이상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37만명 늘어 704만9000명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7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전체 취업자 증가폭(24만5000명)을 웃도는 수치다. 반면 이 기간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5만명 줄었고,고용률도 0.7%포인트 하락한 46.2%로 13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구조적 우려도 여전하다. 경기 민감 업종의 고용은 장기 침체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같은 기간 제조업 취업자는 6만7000명,건설업은 10만6000명 줄어 각각 11개월,1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두 업종 모두 전월 대비 감소 폭은 다소 줄었지만 이는 경기 회복보다는 전년의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라는 게 정부 분석이다. 장주성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건설업 고용은 작년 5월 이후 1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며 "건설 수주나 아파트 입주 물량 등 선행지표를 감안할 때 올 3분기에도 감소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 경기'를 반영하는 내수 업종도 본격적인 한파에 들어섰다. 이 기간 숙박·음식업 취업자는 6만7000명 줄어 15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됐으며,2021년 11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장 과장은 "숙박·음식업은 내수 부진 지속으로 감소세로 전환됐다"며 "다만 지난해 5월 석가탄신일이 공휴일이었던 점에서 기저효과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고용지표가 유지되는 배경에는 정부 주도의 일자리 공급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는 지난달 23만3000명 늘어 전체 고용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해당 업종은 노인 돌봄과 사회서비스 등 재정 사업 중심의 직접 일자리가 많은 분야다. 장 과장은 "서비스업은 고용유발계수가 높아 전체 고용지표가 양호해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요인은 고용지표의 '후행성'이다. 취업은 실제 경기 흐름을 일정 시차를 두고 반영하는 특성이 있다. 50·60대 2차 베이비붐 세대와 이들의 자녀인 2차 에코붐 세대가 고용시장의 중심으로 부상하면서 '양적 증가'가 부각되는 측면도 있다. 실제로 지난달 경제활동인구는 3001만2000명으로,사상 처음 3000만명을 넘어섰다.
정부도 이 같은 착시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다. 장 과장은 "이번 25만명대 취업자 증가는 추세적 개선으로 보기 어렵다"며 "올해 연간 취업자 수 증가 목표치(12만명)를 넘길 수 있을지는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청년 등 취약계층의 고용 안정을 위해 일경험·직업훈련 등 청년 일자리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인공지능(AI) 등 차세대 산업을 집중 육성해 중장기적으로 양질의 민간 일자리 창출 여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 회복과 소비 진작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도 서두를 방침이다.
[류영욱 기자]
고령층 중심 취업자 증가 현상이 노동시장 구조에 미칠 영향은?
제조·건설업 등 경기 민감 업종 고용 부진의 배경은?
검색
면책 조항 :이 기사는 다른 매체에서 재생산되었으므로 재 인쇄의 목적은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지,이 웹 사이트가 그 견해에 동의하고 그 진위에 책임이 있으며 법적 책임을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이 사이트의 모든 자료는 인터넷을 통해 수집되며, 공유의 목적은 모든 사람의 학습과 참고를위한 것이며, 저작권 또는 지적 재산권 침해가있는 경우 메시지를 남겨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