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앞선 BMS로 ‘전기차 공포증’ 탈출

주행·충전중은 물론 주차 때도 모니터링

안전에 과한 것은 없다…3단계 다중안전

제네시스 GV70 EV 충전 장면 [사진출처=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 전기차는 안전합니다”

벤츠 EQE 폭발·화재로 ‘전기차(EV) 공포증’이 확산하고 있다. 전기차 1대에서 시작된 폭발·화재로 1500세대가 넘게 거주하는 대단지 아파트로 쑥대밭이 되면서 재난에 준하는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자동차 회사들도 비상이다.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이어 설상가상 공포증까지 확산되고 지하주차장 출입금지 조치가 잇달아 등장하면서 전기차 시장이 쑥대밭이 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가 캐즘과 공포증 탈출을 위해 15일 전기차 배터리 안전과 관련된 핵심 기술을 공개하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

현대차∙기아는 안전성,주행거리,충전 시간 등 소비자가 중시하는 전기차의 기본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연구개발(R&D) 역량을 총 동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배터리 BMS 인포그래픽 [사진출처=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15년 이상 축적된 자체 개발 노하우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Battery Management System)을 고도화했다.

BMS는 배터리를 전체적으로 관리하고 보호하는 두뇌다. 높은 에너지를 저장한 배터리를 사용하는 데 필요한 제어 정보를 제공하는 총감독 역할을 담당한다.

현대차·기아는 하이브리드(HEV) 차량을 개발하면서 BMS 제어 기술 기반을 닦았다. 기술적 난제를 극복하면서 BMS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멀티 급속충전 시스템,V2L 등과 관련된 다양한 기술들을 타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보다 일찍 개발하는 과정에서 경쟁사들과 기술 격차를 벌렸다.

◆BMS,충전·주차 상태 이상징후 탐지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 [사진출처=연합뉴스] 현대차∙기아 BMS는 배터리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정밀 배터리 시스템 모니터링’ 기술을 갖췄다.

배터리 이상 징후를 신속하게 탐지하는 동시에 위험도를 판정,차량 안전제어를 수행하고 필요하면 고객에게 통지한다. 더 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전기차 배터리 화재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부분 셀 자체 불량이나 충격에 의한 셀 단락 때문에 발생한다.

현대차∙기아 BMS는 주행·충전 중 상시 진단은 물론 시동이 꺼지는 주차 중에도 정기적으로 깨어나 주기적으로 배터리 셀의 이상 징후를 정밀 모니터링한다.

BMS 모니터링 항목은 ▲전압편차 ▲절연저항 ▲전류 및 전압 변화 ▲온도 ▲과전압 및 저전압 등이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차량에는 수일 또는 수주 이전에 잠재적인 불량을 검출할 수 있는 ▲순간 단락 ▲미세 단락을 감지하는 기능도 추가됐다.

현대차그룹 배터리 전기차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BMS 기술 [사진출처=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는 최근에 개발된 순간 및 미세 단락을 감지하는 기술이 배터리 화재 사전 감지에 큰 효과가 있다고 판단,신규 판매 차량에 적용하고 있다.

기존에 판매된 전기차에도 연말까지 업데이트 툴 개발을 완료해 순차적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배터리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BMS는 필요한 안전 제어를 수행하고,위험 정도에 따라 고객에게 즉시 통보한다.

BMS가 진단한 이상 징후 데이터는 즉시 원격 지원센터로 전송된다. 차주에게 입고 점검 및 긴급출동을 안내하는 문자메시지가 자동으로 발송된다.

현대차와 제네시스의 경우 이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다. 기아는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는 다음주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현대차·기아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면 즉시 관계기관에 자동 통보되는 시스템도 개발할 계획이다.

첨단 진단 기술과 클라우드 서버 기반의 원격 정밀 진단을 통합한 ‘온보드-클라우드 통합 안전관리 시스템’도 개발중이다.

◆과충전 화재는 단 한건도 없어

인천 아파트 화재 자료 사진 [사진출처=연합뉴스] BMS는 충전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자동차 업계 일각에서는 전기차 화재 원인으로 과충전을 꼽고 있다.

현대차는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한다. 현재까지 현대차∙기아 전기차 중 과충전에 의한 화재가 한 건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BMS가 충전상태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충전 제어기의 긴밀한 협조제어를 통해 과충전을 원천 차단해 과충전에 의한 문제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밝혔다.

현대차∙기아는 과충전 방지를 위해 다중 안전 체계를 갖췄다. 감지 자체에 오류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총 3단계의 과충전 방지 기술을 중복 적용중이다.

1단계에서는 BMS와 충전 제어기가 최적의 충전 전류 제어를 통해 고전압 배터리의 충전량 범위 내에서 안전하게 충전될 수 있도록 상시 관리한다. 2단계에서는 BMS가 배터리의 충전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정상범위에서 벗어날 경우 즉시 충전 종료를 명령하는 시스템이 작동된다.

차량 제어기와 배터리 제어기가 모두 고장나는 극단적 상황에서는 3단계 시스템이 가동된다. 물리적인 안전 회로가 작동,전류 통로인 스위치를 강제로 차단한다.

인천 아파트 화재 자료 사진 [사진출처=연합뉴스] 현대차∙기아의 BMS 기술은 모니터링이나 과충전 방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배터리 내부의 셀을 종합적으로 관리해 배터리의 내구성과 성능을 최적으로 유지하는 셀 밸런싱(Cell Balancing) 기술도 핵심 기술로 꼽힌다.

배터리 팩 안의 많은 셀 중에서 하나만 성능이 저하되어도 전체 배터리 성능은 떨어지기 때문에 배터리 셀 개별 관리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수명을 연장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배터리 셀들의 전압에 편차가 생길 경우 BMS는 이를 미리 인지해 셀 사이의 전압 편차를 줄이기 위한 셀 밸런싱 제어를 수행한다.

현재 배터리의 온도와 상태를 종합해 배터리가 제공할 수 있는 최대 출력을 수시로 연산해 제어하고 있다.

기아 EV3 [사진출처=기아] 현대차∙기아는 경쟁사 대비 탁월한 배터리 화재 지연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지난 6일 충남 금산군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수입차 화재 건 대비 화재 진행 속도가 늦고 피해가 크지 않았다.

이에 대해 화재를 지연시키는 다양한 기술 덕분이라고 현대차·기아는 설명했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공포증 해소를 위해 안심 점검 서비스도 마련했다.

점검 대상은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승용·소형 상용 전기차 전 차종이다. 점검 항목은 절연저항,전압편차,냉각시스템,연결 케이블 및 커넥터 손상 여부,하체 충격 및 손상 여부,고장코드 발생유무 등이다 .